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법인카드 한도를 후회가 아니라 필터로 쓰기

Groundcode
6 분 읽기
로고 없는 카드와 커피 얼룩만 있는 빈 영수증
한도는 계산대가 아니라 후보 단계에서 말해요.

법인카드 한도를 후회가 아니라 필터로 쓰기

작년 겨울 회식 영수증이 반려됐을 때 저는 추첨 버튼을 탓했습니다. 열어 보니 문제는 버튼이 아니었어요. 공지에 인당 한도가 없었고, 주류 포함인지도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. 계산대에서야 “아 법인 2만 원인데”가 나왔고, 그 말이 인색함처럼 들렸습니다. 그 다음부터는 숫자를 제목 근처에 둡니다.

인당 금액, 몇 명, 술 포함인지. 이 세 개가 있어야 집을 줄일 수 있어요. 술 포함을 흐리면 안주가 예산을 먼저 먹습니다. 먹으면 밥집이 이상해지고, 이상해진 목록을 돌려도 결과가 이상합니다. 이상함을 공정이라고 부르지 말자, 가 제가 메모에 적어 둔 문장이에요.

공지에 금액을 쓰는 게 민망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. 민망한 건 맞아요. 다만 계산대에서 개인 카드를 꺼내는 민망함보다는 짧습니다. 짧은 민망함을 고르라는 얘기입니다. 문서에 적힌 금액은 그 사람을 야박하게 만들지 않아요. 자리에 처음 꺼낸 금액이 사람을 야박하게 만듭니다.

한도 안에 집이 두 곳밖에 없으면 두 곳에서 뽑습니다. 한 곳이면 그냥 거기로 가요. 별점 높은 집을 넣으려고 한도를 올리지 않습니다. 한 번 올리면 다음 달에도 올립니다. 올리는 습관이 정책이 되면 승인권자가 추첨을 의심하기 시작해요. 의심이 시작되면 추첨을 안 쓰는 게 낫습니다.

메뉴판을 대충 스크롤해서 코스만 있는 집은 빼요. 단품이 있는 집만 남깁니다. Gacha는 그 예산을 모릅니다. 모르는 상태에서 장소만 고르게 하는 게 이 글의 전부예요. 예산을 도구에 맡기면 영수증이 정책을 배신합니다.

제가 제목에 금액을 넣기 시작한 뒤로 개인 정산은 아직 없습니다. 그 전에 한 분기 동안 두 번 있었어요. “야박하다”는 농담은 한 번 나왔고 그다음엔 안 나왔습니다. 영수증이 통과하면 농담이 필요가 없어지거든요. 분위기는 다음 주에도 만들 수 있지만, 반려된 영수증은 다음 회식 자체를 줄입니다. 줄이는 쪽을 고르고 싶지 않아서 숫자를 먼저 공개합니다.

한 번은 제목에는 금액을 안 넣고 본문 맨 아래에만 적었습니다. 참석한 뒤에야 본 사람이 있었고, 그 사람은 이미 코스 집을 후보에 올려 둔 상태였어요. 아래에서 발견한 숫자는 규칙이 아니라 반전이 됩니다. 반전은 회식에 안 어울려요. 그래서 지금은 캘린더 제목에도 금액을 짧게 넣습니다. 야박해 보여도, 참석 전에 걸러지는 편이 참석 후에 싸우는 편보다 팀을 덜 줄입니다. 덜 줄이는 쪽이 회식을 더 자주 가능하게 해요. 자주 모이는 팀이 한 번 크게 쓰는 팀보다 오래갑니다. 오래가는 쪽이 목표예요.

인당 상한·주류·인원을 적은 표
세 숫자가 있어야 집이 걸러집니다.
한도 안에서만 움직이는 예산 눈금
한도를 올리는 순간 다음 회식 정책도 흔들립니다.
법인카드 한도를 후회가 아니라 필터로 쓰기 | Gacha Guide